메뉴컨텐츠

알기쉬운 암정보

자궁경부암 환자의 희망 ‘브라키테라피’

부작용 적은 방사선치료, 낮은 수가로 시행 의료기관 찾기 힘들어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김연주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김연주

브라키테라피란 어떤 치료법인가요?
브라키테라피는 다른 치료법과 같이 완치율도 매우 높고 부작용은 가장 적은 치료법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브라키테라피는 암에 삽입한 기구나 바늘에 동위원소를 거치시키기 때문에, 주변 정상조직에 전달되는 불필요한 방사선량이 외부조사방사선치료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암에 높은 선량의 방사선을 전달할 때에도 외부조사방사선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습니다. 또한 동위원소가 암 안에 삽입된 상태로 방사선치료를 하는 것이므로 주변 장기의 변화에 따라 암의 위치가 변할 때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정확히 암만 치료 할 수 있습니다.

장단점과 언제부터 시행이 됐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방사선치료는 크게 외부조사방사선치료와 브라키테라피(brachytherapy, 근접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외부조사방사선치료는 X-ray, 전자선, 입자선, 감마선 등을 이용합니다.

X-ray를 이용한 외부조사방사선치료는 1897년에 처음 시행되었습니다.
3차원 방사선치료, 세기조절방사선치료, 토모치료,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정위적 방사선 수술, 사이버나이프가 있으며 양성자치료는 양성자입자를 이용한 외부조사 방사선 치료입니다. 외 부조사방사선치료는 X -ray, 전 자선, 입자선, 감마선이 신체 표면을 투과하여 몸 속 깊은 곳에 있는 암에 도달하도록 계획을 하여 치료합니다.

따라서 방사선이 암에 도달하기까지 그 길목에 있는 정상조직들에도 부득이하게 방사선이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기존 치료법과 어떤 점이 다릅니까?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에 국한되어 있는 1기인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하고, 림프절 전이가 있거나, 암이 자궁경부를 벗어나있는 2기 후반부터는 수술 없이 항암방사선 치료로 치료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자 궁경부암의 방사선치료는 크게 외부조사방사선 치료와 브라키테라피로 구성됩니다.

외부조사방사선치료로 림프절 영역을 포함한 골반강 전체를 25-28회 치료 한 후에, 브라키테라피로 자궁경부에 남아있는 암에 집중적으로 5-6회 걸쳐 치료하게 됩니다.
2013년에 미국 암등록 자료를 바탕으로 7369 명의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브라키테라피를 받지 않은 환자들은 브라키테라피를 받은 환자들에 비해 4년 생존율이 12%나 나쁘다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2008년부터는 자궁경부암 브라키테라피 치료법 중 가장 최신기술인 MRI 기반 3차원 브라키테라피를 도입하여 치료하고 있습니다.
MRI 기반 3차원 브라키테라피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방사선종양학과 의사 Richard Potter가 2000년에 개발한 치료법으로, 현재 유럽에서는 표준치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MRI 기반 3차원 브라키테라피는 기존 2차원 브라키테라피와 비해 MRI 촬영을 통해 정확히 암의 위치를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어, 부작용이 적고, 방사선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 국립암센터에서 2008년부터 2013년 사이에 MRI 기반 3차원 브라키테라피로 치료받은 128명의 자궁경부암 환자의 치료 성적을 보면 5년 국소제어율이 94%, 암생존율이 89%로 세계 유수의 병원과 대등합니다. 또한 MRI 기반 3차원 브라키테라피로 치료받은 환자들에서 기존에 국립암센터에서 2차원 브라키테라피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에 비해 부작용이 5분의 1로 감소하였습니다.

현재 현장에서는 기존 치료법 대신 브라키테라피를 많이 사용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2016년에 국내 브라키테라피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에 따르면, 1997년에는 방사선종양학과가 있는 42개의 병원 중 30개(71%)의 병원에서 브라키테라피를 시행할 수 있었으나, 2014년에는 방사선종양학과가 있는 병원은 86개로 늘어난 반면, 브라키테라피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 28개(32%)로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브라키테라피가 의료진(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의학물리학자)의 업무량이 많은데 반하여, 치료 수가가 매우 낮고, 192Ir의 경우 3-4개월마다 동위원소 교체가 필요한데 그 비용이 매우 비싸며, 동위원소 취급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실제 2014년도 조사 당시 충북, 충남, 제주도에는 브라키테라피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브라키테라피가 사용되는 주요 암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전립선암에 많이 사용되고 있던데, 전립선암에 특히 효과적이기 때문인가요?
브라키테라피가 사용되는 적응증은 자궁경부암이 대표적이며, 이 외에도 두경부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의 수술 후 질 치료 등이 있습니다.
전립선암은 대부분 외부조사방사선치료인 세기조절방사선치료로 치료하게 됩니다.
초기 전립선암에서 브라키테라피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은 급여 적용, 자궁경부암 등 여성암에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배경과. 또 여성암에도 브라키테라피 급여 적용이 필요한 이유는?
전립선암에서 사 용되는 브라키테라피는 I odine-125 영구삽입술입니다. 이 기술은 도입 당시 신의료기술로 먼저 인정을 받았었고, 최근에 급여항목으로 진입하여 급여 적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에서 전립선암에 대하여 Iodine-125 영구 삽입술은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등의 여성암의 브라키테라피는 급여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수가가 매우 낮게 책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브라키테라피가 1905년부터 시행됐으면 꽤 오랫동안 실시된 것인데, 치료 수가가 기존 방사선치료에 대략적으로 몇% 정도 낮은지 알고 싶습니다.
자궁경부암치료에서 외부조사방사선 25-28회 이후에, 브라키테라피는 보통 5-6회를 시행합니다. 브라키테라피 대신 외부조사방사선치료의 한 종류인 세기조절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고 가정하여 비교해보면, 브라키테라피 수가는 세기조절방사선치료 수가의 약 4분의 1정도입니다.

브라키테라피 관련 의료진과 환자, 정부에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자궁경부암에서 브라키테라피는 절대 생략될 수 없는 핵심적인 치료입니다. 왜곡된 의료 수가로 인하여, 방사선종양학과가 있는 86개의 병원 중 28개의 병원에서만 브라키테라피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2013년과 2014년에 발표된 미국의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자궁경부암 환자가 외부조사방사선치료만 받고 브라키테라피를 받지 못하게 되면, 생존율이 현격히 떨어집니다.

브라키테라피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이 지역불균형이 있다 보니, 25-28회의 외부치료를 받은 후에 브라키테라피를 받을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가시도록 안내를 받더라도, 환자 자의로 한참을 쉬었다가 브라키테라피를 받으러 가거나, 아예 브라키테라피를 받으러 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 렇게 외부치료 후에 쉬었다가 브라키테라피를 받게 되면 그 치료 효과는 매우 떨어집니다.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환자들의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 환자들이 적시에 브라키테라피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병원에 적자를 가져 오는 브라키테라피의 수가를 개선하여, 많은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브라키테라피를 시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많은 인력소모와 고비용의 문제로, 기존 2차원 브라키테라피에서, CT나 MRI를 이용한 3차원 브라키테라피로 전환하지 못하는 병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부작용 감소를 위해 3차원 브라키테라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