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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B형 간염의 경우, 간암의 직접적 원인일뿐 아니라 간암이 발생했을 때 그 예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B형 간염의 활성화가 조절되지 않아 간기능 저하가 지속되면 간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간기능을 최대한 보존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간염을 잘 치료해야 간암의 예후가 좋아지고 재발을 막을 수 있으므로, B형 간염 또는 그로 인한 간경변증이 항바이러스제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C형 간염의 경우는 대개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이 발생하는데, 이럴 때는 간기능이 좋지 않아서 앞서 언급한 인터페론·리바비린 병합 치료가 부적절할 때가 많고, 이들 약제의 부작용이 간기능을 악화시킬 우려도 있어 치료 대상이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최근 도입되고 있는 경구용 약제들은 인터페론에 비해 적용 범위가 넓은 편이므로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암은 개념상 ‘간에서 시작된 암’을 가리킵니다. 다른 암, 예컨대 위암이나 대장암, 폐암 등이 간으로 퍼져 온 것은 ‘전이성 간암’이라고 부르긴 해도 엄밀한 의미의 간암(원발성)은 아닙니다. 간을 이루고 있는 주된 세포인 간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한 것을 간세포암종이라 하고, 간을 이루는 다른 종류의 세포인 담관세포가 암세포로 변한 것은 담관세포암종이라고 합니다. 간을 구성하는 또 다른 세포들에서도 드물지만 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암은 다른 암들에 비해 발생 원인이 뚜렷한 편입니다. 한국인의 간세포암종은 약 70%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생기고, 10%쯤이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다른 10%가 알코올성 간염으로 인해, 나머지 약 10%는 지방간염, 선천성 간질환 때문에 생깁니다. 그러므로 간암(간세포암종)이 생길 위험이 있다면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즉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을 치료하고 술을 끊어야 하며, 당뇨병을 잘 다스리고, 비만이 있다면 체중을 줄여서 지방간을 치료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간암이 생길 위험을 반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의 반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바로 간경변증입니다. 간경변증은 상처에 의해 이형성 결절(혹)이 생기게하며, B형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 바이러스가 간세포 유전자에 끼어들어 유전자 변이를 일으 키는데, 두 가지 다 간암으로 이어 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간암 발생 위험을 안고 있는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 모든 원인의 간경변증 환자들은 최소한 6개월에 한 번씩은 간 초음파 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 검사 등 간 관련 검사들을 받아야 합니다. A형 간염은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과 달리 혈액을 통해 전염되기 보다는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의 섭취를 통해 옮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들어온 바이러스는 급성 간염을 일으켜 황달을 비롯한 여러 증상을 유발하고, 드물기는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간이 기능을 거의 상실하는 간 부전(不全)을 불러와 간이식이 필요해 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A형 급성 간염은 일단 회복되면 만성화되는 경우는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따라서, A형 간염은 간암과 관련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A형과 달리 B형이나 C형급성 간염은 일부 환자에서 만성화되어 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습니다. 우리 몸의 장기 중 잘라내면 재생하는 유일한 것이 간입니다. 정상적인 간은 기능 유지능력은 물론 재생력도 대단해서, 70~80%까지 잘라내도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뿐아니라 6개월 내에 거의 원래 크기로 재생됩니다. 그러나 재생된다고 해서 모양까지 이전과 같아지는 것은 아니고, 남은 부분이 증식해서 부피가 비슷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간이 정상이 아니면 재생력도 약합니다. 간암 환자의 약 70~80%가 간경변증이 있고, 그 외에도 대부분 만성 간염 등의 만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절제 후 재생력도 약해집니다. 간경변증 초기라면 전체 간의 50~60%를 절제해도 환자가 견딜 수 있고, 수술 전 크기의 80~90%까지 재생될 수 있지만, 간경변증이 심하면 간을 조금만 잘라내도 간기능이 회복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경변증이 너무 심하면 전신 마취도 못합니다. 간 수술 전에 잔존 간기능 검사를 하는데, 이는 간을 어느 정도까지 절제하면 환자가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시행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간 수술 범위는 개인마다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간경변증의 정도이며 그 외에 연령, 종양의 크기 및 위치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