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Summer 제2호 여름
Special Column

인포데믹 시대, 암 정보는 ‘많이’보다 ‘정확하게’

정원정, 국립암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선임연구원

정원정 국립암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선임연구원

이제 암 정보는 병원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과거에는 의료기관과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전달되던 정보가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과 다양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훨씬 쉽게 건강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지만, 무엇이 확인된 정보인지 가려내는 일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이처럼 정확한 정보와 잘못된 정보가 과도하게 범람하여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구별하기 어려운 현상인 ‘인포데믹’ 현상은 암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정보에 대한 요구가 높은 분야에서 그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난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일부만 강조된 내용이 전체 맥락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상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접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정보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적의 신약 등장”, “암 완치 가능성 열렸다” 같은 문장은 짧고 강렬하다.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하지만, 문제는 이런 표현이 연구의 맥락과 한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소비된다는 점이다. 초기 연구 결과나 제한된 임상 결과가 마치 곧바로 적용 가능한 해답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암 치료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환자와 가족의 불안이 함께 커질 수 있다. 특히 암과 관련된 정보는 환자 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결정과 돌봄,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문장의 과장이나 생략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이처럼 사실과 잘못된 정보가 뒤섞인 채 빠르게 확산하는 인포데믹(Infodemic) 속에서, 무엇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암 정보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최신 정보에 대한 높은 관심이 맞물리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하기 쉬운 조건을 갖고 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주장과 표현이 뒤섞이며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정확한 암 정보 전달의 중요성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일관된 기준으로 전달하는 체계다. 정보의 출처와 근거가 명확하고, 이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된 콘텐츠를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단순히 정보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정확한 정보를 혼란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정확한 정보는 단순히 쌓여 있을 때보다, 필요한 순간에 이해되고 활용될 때 비로소 지식이 된다. 2026년, 국가암정보센터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국가암지식정보센터로 개편됐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암 정보를 더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다. 이와 함께 국가암지식정보센터에 축적된 검증된 콘텐츠를 기반으로,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반 AI 활용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에 떠도는 불확실한 정보를 폭넓게 끌어오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암지식정보센터에 축적된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제시한다는 점에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 방식이 될 수 있다.

인포데믹 시대에 암 정보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쏟아내느냐보다 얼마나 정확한 근거 위에서 전달되느냐에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믿고 이해할 수 있는 정보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중요한 것은 자극적인 문장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전하는 일이다. 암 정보가 ‘많이 보이는 정보’가 아닌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정보’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그것은 정보의 역할을 넘어 지식의 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암지식정보센터가 지향하는 방향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글 | 국가암지식정보센터 정원정

스페셜 칼럼

소아암환아 위한 조혈모세포 기증 실천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 홍보부스

기관 내 조혈모세포 기증 신청 확산… 홍보부스 통한 나눔 캠페인 개최

국립암센터가 소아암 환아를 위한 조혈모세포 기증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기관 차원의 생명나눔 실천에 나섰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4월 17일(금)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와 협력하여 원내에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 홍보부스를 설치하고 직원을 대상으로 생명나눔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최근 의료정보관리실 이호현 직원이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소아암 환아를 위해 조혈모세포 기증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됐다. 한 개인의 용기 있는 결정이 원내에 알려지자 타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기증 의사를 밝히며 기관 전체의 나눔 행사로 확대된 것이다.

최초로 기증 소식을 알린 이호현 직원은 지난 2022년 대한적십자사 헌혈의집에서 헌혈과 함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 등록(조혈모기증동의)을 마쳤다. 이후 4년여만인 2026년 3월 26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소아암 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호현 직원은 주저 없이 기증에 동의했다.

조혈모세포 기증 절차 안내

이호현 직원은 기증 절차인 조직적합성 항원형 일치 확인 검사를 위해 국립암센터 진단검사의학과에 협조를 구하며 이 사연이 알려지자, 직원들이 감동을 받아 자발적인 참여가 잇따랐다. 이에 7명이 자발적으로 기증 신청 의사를 밝혔고 의료정보관리실에서 6명, 임상영양실에서 7명 등 원내 곳곳에서 기증희망 신청이 이어지며 국립암센터 내부에서 뜨거운 동참 열기가 지속되고 있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 캠페인 현장

이처럼 단기간 내 20여 명의 직원이 기증 희망 등록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국립암센터는 기관 차원의 나눔 활동으로 확산하기 위해 홍보부스를 마련했다. 당일 운영된 홍보부스에는 많은 임직원이 방문하여 조혈모세포 기증 절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기증 등록에 참여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4일간 과립구촉진인자(G-CSF, 그라신)를 투여해 골수에 있는 조혈모세포를 말초혈액으로 촉진시키고, 2박 3일 동안 입원하여 혈액성분채집기를 이용해 말초혈액을 분리하고 조혈모세포를 채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국립암센터는 이번 기증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관 차원의 행정적·의료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와 긴밀히 일정을 조율 중이며, 기증에 필요한 처치와 입원 절차가 국립암센터 내부에서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

기증을 앞둔 이호현 직원은 “헌혈하면서 뜻을 밝혔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이 이렇게 실제로 필요한 아이와 연결될 줄은 몰랐다”면서 “제 결정이 동료들에게 작은 울림이 됐고 다수의 직원 분들이 기증희망등록에 동참해주신 것이 오히려 더 큰 감동”이라고 말했다.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 캠페인 참여 직원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사례를 통해 소아암 환자에 있어 큰 희망인 조혈모세포 기증에 사회 모두가 동참하기를 기원한다”라며, “앞으로도 국립암센터는 단순한 진료 기관을 넘어 생명나눔의 가치를 앞장서 실천하는 국가 암 중앙기관으로서 나눔 문화 확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셜 칼럼

국립암센터, 2026년 상반기 청렴주간 운영으로 청렴문화 확산

2026년 상반기 청렴주간

직원과 국민이 함께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청렴 활동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6월 8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청렴을 조직문화의 핵심 가치로 정착시키고 일상 속 청렴 실천을 확산하기 위해 '2026년 상반기 청렴주간'을 운영하며 직원과 내원객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청렴문화 확산 활동을 추진했다.

청렴서약의 날

행사 기간 동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서약 및 이해충돌방지 서약을 실시하고, 부서별로 청렴 실천 의지를 다지는 '청렴 서약의 날'을 운영하였다. 또한 직원들이 직접 청렴의 가치와 실천 의지를 표현하는 '청렴 좌우명 만들기' 행사를 마련해 청렴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높였다.

청렴온도를 올려주세요 캠페인

직원 참여형 프로그램으로는 '청렴온도를 올려주세요' 캠페인을 검진동, 부속병원 본관, 직원식당 등 주요 공간에서 진행했다. 직원들이 청렴처방전을 작성하고 청렴온도계에 실천 의지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며, 청렴 실천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다짐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내원객과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는 '청탁금지법 OX 퀴즈'와 청렴 홍보활동을 실시해 반부패·청렴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또한 계약업체 등 외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청렴간담회를 개최하여 기관의 청렴정책을 공유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청렴한 협력관계 구축에도 힘썼다.

외부이해관계자 청렴간담회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청렴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공공의료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며 "앞으로도 직원과 국민이 함께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청렴문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국립암센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페셜 칼럼

진료만 하는 줄 알았죠, 독서모임도 합니다

NCC 여의사 독서모임

책으로 이어지는 시간, NCC 여의사 독서모임

우리는 왜 함께 책을 읽게 되었을까

러닝 크루, 보드게임 동호회, 원데이 클래스까지. 취미를 가진 분들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셨을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들인데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새로운 시각을 얻는 시간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곤 합니다.

국립암센터에도 ‘독서’를 통해 연결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쁜 진료와 업무 사이, 두 달에 한 번씩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NCC 독서 모임 선생님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책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함께 읽는 시간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임은 책을 읽고 감상을 공유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책 속의 다양한 삶과 감정을 함께 나누고, 이를 기반으로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이해하는 시선까지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함께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NCC 여의사 독서모임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같이 읽어볼까요?” 작은 제안에서 시작된 모임]

Q. 안녕하세요! 모임에 대한 소개에 앞서 독서 모임이 시작된 계기를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시연(유방암센터) 저는 2019년 8월부터 대학 동기들과 독서 모임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모두 유방암 외과 의사인데, 자주 만나면서도 단순한 친목을 넘어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먼저 독서 모임을 제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동기들과의 독서 모임을 주제로 학회 소식지에 에세이를 기고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에세이를 읽은 엄방울 선생님께서 저에게 에세이를 읽어보셨다며 먼저 이야기를 건네셨고, 이를 계기로 병원 안에서도 이런 모임을 만들어보면 어떨지 의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엄방울 선생님께서 흔쾌히 참여해 주신 것을 시작으로 독서를 좋아하는 동료 의사들과 뜻을 모아 2024년 1월 23일, 네 명이 함께하는 독서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Q. 글과 책으로 이어진 모임이라니 상상만 해도 멋진데요. 독서 모임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나요?

이시연(유방암센터) 두 달에 한 번씩 만나고, 돌아가며 모임의 호스트를 선정합니다. 선정된 호스트가 다음 모임 전까지 읽을 책을 선정하고, 주제는 문학, 인문학, 사회과학 등 분야에 대한 특별한 제한 없이 고릅니다.
특정한 형식의 발제보다는 각자 인상 깊었던 부분이나 느낀 점을 편안하게 나누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퇴근 후 병원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생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또 학회나 병원 일정에 따라 날짜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부담 없이 오래 이어갈 수 있는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서모임의 기록을 엮어낸 책 - 독서모임의 기록을 엮어낸 책 -

Q. 벌써 13번째 모임을 앞두고 계신데요. 꾸준히 모임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가요?

김연주(양성자치료센터) 좋은 멤버들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시연 선생님께서 독서 모임을 제안해주셨을 때도 다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해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정연경(자궁난소암센터)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연대가 꾸준함의 가장 큰 비결인 것 같습니다. 혼자였다면 바쁜 일상 속에서 미루거나 포기하게 되는 순간들도, 함께 읽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 즐겁게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함께 읽으며 넓어진 시선]

Q. 지금까지 함께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시다면 짧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시연(유방암센터) 요한 하리의 『매직 필』이 기억에 남습니다. 비만 치료제를 다룬 책인데, 의료인으로서 생각이 깊어지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식품 시스템과 개인의 의지, 사회 구조의 관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던 책이었습니다.

정연경(자궁난소암센터) 한강 작가님의 『흰』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하며 선택한 책이었는데, 예상했던 소설 형식과는 달라 신선했고, 특히 ‘흰색’이라는 색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오래도록 인상에 남았습니다.

엄방울(위암센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입니다. 옆 사람의 작은 반응도 두려워하면서도 이를 감추려 익살스러운 태도를 보이며 살아가는 인물의 모습이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그런 모습이 조금씩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김연주(양성자치료센터) NCC 독서 모임의 첫 책이었던 야마시타 히데코의 『다 끌어안고 살지 않겠습니다』입니다. 당시 제게 꼭 필요한 이야기였고, 실제 삶에도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2024년 독서 모임의 시작 - 2024년 독서 모임의 시작, (좌측부터 시계방향) 양성자치료센터 김연주 교수님, 자궁난소암센터 정연경 교수님, 유방암센터 이시연 교수님, 위암센터 엄방울 교수님 -

Q. 독서는 주로 혼자 한다는 느낌이 강한데, 혼자 읽을 때와 동료들과 함께 읽을 때 차이점이 있나요?

엄방울(위암센터) 다른 사람들과 감상을 나눠야 하다 보니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며 정리하게 됩니다. 또 제가 지나쳤던 부분을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시선으로 책을 보게 되어 읽고 난 후가 더 풍성해지는 느낌입니다.

정연경(자궁난소암센터) 혼자였다면 쉽게 선택하지 않았을 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나온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의료인에게 독서란 무엇일까요?]

Q. 의료인으로서 독서가 주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시연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사람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는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외래 진료에서 만나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같은 상황도 각자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곤 합니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삶과 감정을 접해온 경험이 환자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고 저를 더 유연하게 만들어줍니다.

엄방울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접하면서 환자들의 상황과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매직 필』을 읽으며 위고비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환자분들이 질문하셨을 때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Q. 독서 모임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이시연 독서의 편식이 많이 줄었습니다. 예전에는 읽지 않았을 분야의 책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독서 노트를 작성하며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는 과정을 정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김연주 같은 장소를 여행해도 느끼는 감동이 다르듯, 같은 책을 읽어도 각자 느끼는 감정과 해석이 다르다는 점을 매번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오래도록 이어가고 싶은 시간]

Q. 앞으로의 독서 모임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바라시나요?

이시연(유방암센터) 지금처럼 부담 없이, 그러나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달에 한 번이라는 간격이 병원 생활 속에서 지속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나눈 이야기와 기록들을 모아 작은 전시회나 책자로 발전시켜보고 싶다는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정연경(자궁난소암센터) 무엇보다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혼자였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함께 읽고 싶고, 언젠가는 혼자 정복하기 어려운 ‘벽돌책’에도 함께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NCC 여의사 독서모임

Q. 병원 안에서 독서 모임을 시작하고 싶은 동료들에게 전해주실 말이 있다면요?

김연주(양성자치료센터) 독서 모임에서 만나게 되는 책과 사람들로부터 큰 힐링을 얻게 되실 겁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방울(위암센터)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 일단 시작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스스로 성장할 뿐 아니라 즐거운 시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정연경(자궁난소암센터) 너무 촉박하게 계획하기보다는 여유 있게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독서 모임이 바쁜 일상 속에서 부담이 아닌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이시연(유방암센터) 독서는 생각보다 멀리 있는 활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영상 콘텐츠가 익숙한 시대지만, 책만이 줄 수 있는 힘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혼자 읽기 어렵다면 함께 읽으면 됩니다. 마음 맞는 동료들과 한 권의 책을 정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부담 없이 한 번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바쁜 진료와 업무 속에서도 두 달에 한 번씩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NCC 독서 모임은 일상 속 휴식에서 나아가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더 넓은 시선으로 환자를 바라보기 위한 작은 연결이 되었습니다.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된 대화가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모여 의료 현장 속 공감과 이해로 확장되고 있었는데요. 앞으로도 NCC 독서 모임 선생님들의 따뜻한 기록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책으로 이어지는 시간

#국립암센터 #독서모임 #책읽는의사들 #독서의힘

스페셜 칼럼

의약품주입펌프의 환자안전사고 Zero 도전

의약품 주입펌프 환자안전 개선

QPS(질향상) 활동 기반 안전장치 개발로 투약오류 예방 및 환자안전 강화

국립암센터는 의약품 주입펌프(Infusion Pump)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자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질향상(QI) 활동을 추진한 결과, 시범운영기간 동안 환자안전사고 ‘0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환자안전사고 종류별 Infusion Pump 투약오류 집계

의약품 주입펌프는 환자에게 약물과 수액을 정확하게 주입하는 필수 의료기기지만, 수액세트 역방향 장착이나 주입속도 설정 오류 등 사용 과정에서의 실수가 환자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매년 30건 이상의 투약오류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해당 사례들을 분석해 주요 위험요인을 도출하고 개선 활동을 추진했다.

개선활동 계획: 안전 가이드·자릿수 표기물·교육 동영상 QR code

혁신기술과는 질향상환자안전(QPS)팀, 간호본부와 협력해 수액세트의 잘못된 장착을 방지하는 ‘안전 가이드’와 주입속도 설정 시 자릿수 혼선을 예방하는 ‘자릿수 표기물’을 자체 개발했다. 개발된 장치는 신규 간호사 비율이 높은 병동과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됐으며, 성능 검증 결과 의료기기 작동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수액세트 역방향 장착, 주입속도 입력 오류, 수액세트 걸림에 따른 급속주입 등 의약품 주입펌프 관련 환자안전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환자안전사고 제로’를 달성했다.

수액세트 역방향 장착 방지 및 자릿수 표기물 개선활동 비교

또한 신규 간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업무수행능력 및 만족도 점수가 기존 대비 23.8%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안전사고 예방뿐 아니라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질향상 활동은 의료현장의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기술적 개선방안을 적용해 환자안전을 강화한 우수 사례”라며 “앞으로도 환자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혁신기술 개발과 사용자 교육을 지속 확대해 더욱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지프 F. 프라우메니 주니어를 기리며 (1933–2026)

표적치료연구과 공선영, 강민채

조지프 F. 프라우메니 주니어

지난 6월 22일, 암역학과 암유전학의 한 시대를 연 조지프 F. 프라우메니 주니어(Joseph F. Fraumeni, Jr.)가 향년 93세로 별세했다. 그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한 연구자의 업적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가 암의 원인을 이해하고 고위험군을 찾아 예방하며 개인 맞춤형 진료를 실현하는 과정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되짚어보는 일이기도 하다.

암은 왜, 그리고 누구에게 발생하는가.

프라우메니는 평생 이 질문을 두 가지 시선으로 탐구했다. 하나는 한 가족의 가계도(pedigree)였고, 다른 하나는 한 나라의 지도였다. 한쪽에서는 가족 안에서 반복되는 암 발생을 추적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인구집단 전체의 암 발생 양상을 지도 위에 펼쳐 보았다. 서로 다른 두 접근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했고, 현대 암역학과 암유전학의 토대를 이루었다.

1933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그는 하버드 칼리지와 듀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역학을 공부했다. 이후 존스홉킨스병원과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를 거쳐 1962년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 합류했다. 당시만 해도 분석역학은 임상의학의 주변 분야로 여겨졌지만, 그는 환자를 보는 임상의 시각과 인구집단을 바라보는 역학적 시각을 결합하며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했다. 이후 환경역학지부장, 역학생물통계 프로그램장 등을 거쳐 1995년에는 NCI 암역학·유전학부(DCEG)를 창설하며 암역학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연구

그의 이름을 의학사에 남긴 결정적인 업적은 1969년 발표한 연구였다. 프레더릭 리(Frederick P. Li)와 함께 젊은 연령에서 연부조직 육종이 발생한 환자들의 가족력을 조사한 결과, 여러 가족에서 유방암과 뇌종양 등 다양한 암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알려진 어떤 유전질환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가족성 암 증후군이었다. 이후 이 질환은 ‘리-프라우메니 증후군(Li-Fraumeni syndrome)’으로 명명되었고, 1990년 TP53 생식세포 변이가 그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현대 암유전학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발견의 의미는 하나의 희귀질환을 규명한 데 그치지 않았다. 리-프라우메니 증후군 연구는 암 감수성 유전자를 찾는 연구의 출발점이 되었고, 오늘날 100여 종이 넘는 유전성 암 관련 유전자 연구로 이어졌다. 또한 생식세포 유전자 검사, 변이 해석, 가족 연쇄검사(cascade testing), 고위험군 감시 프로그램 등 현대 유전성 암 진료의 핵심 개념 역시 이 연구의 연장선 위에 있다.

프라우메니의 또 다른 시선은 인구집단 전체를 향했다. 1975년 그가 이끈 연구진은 미국 전역의 카운티별 암 사망률을 지도화한 『Atlas of Cancer Mortality for U.S. Counties』를 발간했다. 국가나 주 단위 통계에서는 보이지 않던 지역별 차이가 작은 행정구역 단위에서 선명하게 드러났고, 이러한 공간적 패턴은 환경과 생활습관, 직업성 노출 등 다양한 발암 요인을 규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기술역학이 분석역학의 가설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사례였으며, 이후 암 예방과 관리 정책 수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Atlas of Cancer Mortality for U.S. Counties

그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개별 연구 성과보다 학문의 방향을 제시한 데 있다. 그는 역학, 유전학, 생물통계를 하나의 연구 체계 안에서 통합해야 한다고 보았고, 이러한 철학은 이후 분자역학과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 시대를 여는 토대가 되었다. 또한 평생 90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하고, 세계적인 교과서 『Cancer Epidemiology and Prevention』을 편집했으며, 수많은 후학을 길러냈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암역학과 암유전학 연구를 이끄는 연구자들 가운데 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는 미국 국립과학원, 국립의학원,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미국암연구학회(AACR) 평생공로상을 비롯한 수많은 학술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업적은 화려한 직함이나 수상 경력보다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가르쳐준 데 있을 것이다.

평생 ‘조(Joe)’로 불리기를 원했던 그는 1969년 한 가족의 가계도에서 시작한 질문을 인류 전체의 건강으로 확장했다. 그가 그렸던 가계도는 이제 유전자 패널 검사와 정밀의료의 기반이 되었고, 그가 펼쳐 보였던 암의 지도는 오늘날 빅데이터와 유전체 연구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연구 여정은 ‘가계도에서 인구집단으로(from pedigrees to populations)’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지금도 세계 곳곳의 연구실과 진료실에서 계속되고 있다. 좋은 스승이 늘 그러하듯, 그는 하나의 정답보다 질문하는 방법을 남겼다. 우리는 그가 남긴 질문을 따라 앞으로도 암을 이해하고, 예방하며, 극복해 나갈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쓴이 국립암센터 표적치료연구과 공선영·강민채

국립암센터 표적치료연구과 공선영·강민채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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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i FP, Fraumeni JF Jr, Mulvihill JJ, Blattner WA, Dreyfus MG, Tucker MA, Miller RW. A cancer family syndrome in twenty-four kindreds. Cancer Res. 1988;48(18):5358–5362.
  4. Malkin D, Li FP, Strong LC, Fraumeni JF Jr, Nelson CE, Kim DH, Kassel J, Gryka MA, Bischoff FZ, Tainsky MA, Friend SH. Germ line p53 mutations in a familial syndrome of breast cancer, sarcomas, and other neoplasms. Science. 1990;250(4985):1233–1238. doi:10.1126/science.1978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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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Ingrassia L. Joseph Fraumeni Jr., pioneering cancer genetics researcher, devoted his life to families like mine. STAT News. 2026 Jun 26.
  11. National Cancer Institute, Division of Cancer Epidemiology and Genetics. Joseph F. Fraumeni, Jr., M.D.: Biographical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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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 식생활 가이드

국립암센터가 콕 짚어주는 암 예방 식생활 표지

암 예방 식탁 기준 제시 실용서, 국립암센터·대한암예방학회 공동 발간

국립암센터와 대한암예방학회(회장 나혜경)는 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정보를 최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리한 신간 『국립암센터가 콕 짚어주는 암 예방 식생활』을 공동 발간했다.

이번 도서는 국내외 최신 연구논문과 권고지침 등 약 290건의 근거자료를 검토해 암 예방 식생활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최근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해 2040세대인 젊은 성인의 조기발병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 관리, 배달음식과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제로음료, 영양보충제 등 최신 식생활 트렌드도 폭넓게 다뤘다.

국립암센터는 지난해 암 예방 식생활 정보를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암예방 지식교과서 형태의 팩트북을 제작해 PDF로 무료 배포한 바 있다. 이후 해당 자료를 책자 형태로 소장하고 활용하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국립암센터와 대한암예방학회는 기존 자료를 대폭 보완·확장한 단행본을 새롭게 발간했다.

식생활은 국민이 일상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건강 행동이며 음식의 종류와 섭취량, 조리 방법은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최근 암과 식생활을 둘러싼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양 기관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과학적 기준을 제시하고자 이번 도서를 발간했다.

도서는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 김병미·최윤주 박사와 대한암예방학회 소속 김성은 교수(숙명여대), 김유리 교수(이화여대), 이정은 교수(서울대) 등 암 예방과 식생활·영양 분야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집필했다. 또한 소화기내과, 임상영양, 가정의학, 예방의학, 보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내용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식이 요인과 암의 관련성, 음식에서 유래하는 발암 물질, 균형 잡힌 식단의 중요성 등 기본 개념을 설명한다. 이어 주요 식품군별 암 예방의 근거 및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식단, 지중해식 식단 등 최근 관심이 높은 식습관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점검한다.

암 예방 식생활 가이드 본문

2부에서는 젊은 성인의 식생활 관리와 조기 발병 암 예방을 다룬다. 배달음식, 간편식, 자극적인 식품, 아침 결식과 야식 등 불규칙한 식생활, 비건식단, 유기농 식품, 제로음료와 인공감미료, 보충제 섭취 시 주의사항 등 2040세대가 실제 생활에서 자주 마주하는 식생활 주제를 포함했다. 또한 육류와 채소의 조리법, 기름 사용, 조리 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물질, 전자레인지와 에어프라이어 등 조리 기구 사용 시 주의사항, 건강기능식품과 시판 균형영양식 섭취 시 고려할 점 등을 폭넓게 정리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건강한 삶을 위한 암 예방은 특별한 결심보다 매일 식탁 위의 작은 선택과 실천에서 시작된다”며 “근거 없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 책이 국민 여러분의 일상 속 식습관을 점검하고 건강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신간 『국립암센터가 콕 짚어주는 암 예방 식생활』은 2026년 6월 20일 출간됐으며, 160쪽 분량으로 정가는 15,000원이다. 전국 주요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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